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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걸핏하면 터지는 ‘폭탄선언’, 누구를 위해 터트리나?

정치권과 공공 영역에서 반복되는 이른바 ‘폭탄선언’이 이제는 놀랍지도 않은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중대한 비위 의혹, 권력 내부의 갈등, 정책 뒤집기, 심지어 국가 운영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발언까지 예고도, 검증도 없이 던져지는 한마디가 사회 전반을 뒤흔든다. 문제는 그 ‘폭탄’이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특정 세력과 개인의 이해를 위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폭탄선언의 본질은 공익적 내부고발일 수도 있다. 부패와 불법, 은폐된 권력 남용을 드러내는 용기 있는 발언이라면 그것은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경종이 된다. 실제로 역사 속 많은 내부고발이 제도 개혁의 출발점이 되었고, 국민의 알 권리를 확장시켜 왔다.

 이런 경우라면 폭탄선언은 ‘파괴’가 아니라 ‘정화’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사뭇 다르다. 시점은 절묘하게 정치 일정과 맞물리고, 내용은 선정적이되 구체적 근거는 빈약하며, 발표 이후 책임 있는 후속 조치는 사라진다. 던지고, 흔들고, 잠적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폭로는 있지만 입증은 없고, 파장은 있지만 책임은 없다. 그 사이에서 상처 입는 것은 국민 신뢰와 제도 안정성이다.

특히, 권력 핵심부 인사나 영향력 있는 인물의 ‘감정 섞인 폭로’는 시장을 흔들고 외교를 긴장시키며 행정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확인되지 않은 발언 하나에 공직사회는 줄서기와 눈치보기로 경직되고, 정책은 동력을 잃는다. 국정은 방향성을 잃고, 사회는 피로감만 누적된다.

더 큰 문제는 폭탄선언의 정치적 소비 구조다. 어떤 진영에는 ‘정의의 외침’이 되고, 다른 진영에는 ‘정략적 음해’가 된다. 진실 규명보다 진영 유불리가 먼저 계산된다. 결국 폭로의 진정성은 사라지고, 사회는 사실이 아닌 ‘프레임’으로 갈라진다. 폭탄은 터졌지만 진실은 파묻히는 아이러니가 반복된다.

다시 물어 본다.
그 폭탄은 누구를 향한 것이었는가.
국민을 위한 것인가, 권력투쟁의 무기인가?
아니면. 공익성 제보인가, 정치적 생존 전략인가?
책임 없는 폭탄선언을 줄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첫째, 증거 기반 공개 원칙이어야 한다.
중대 폭로는 최소한의 사실 검증과 자료 제시를 동반해야 한다.

둘쩨, 공식 절차 우선 원칙이어야 한다.
수사·감사·의회 절차보다 언론 폭로가 먼저인 관행은 제도 불신만 키운다. 허위·과장 폭로 책임 강화
정치적 면책 뒤에 숨는 무책임을 차단해야 한다.

셋째, 공익 제보자 보호와 구분이 명확해야 한다.
진짜 내부고발은 보호하되, 정치 폭로와는 명확히 구별해야 한다.

폭탄은 터뜨리는 순간 박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잔해는 사회 전체가 치운다. 시장의 불안, 외교의 긴장, 국민의 분열, 행정의 마비, 이 모든 비용은 결국 국민 몫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폭탄이 아니라 책임이다. 충격이 아니라 진실이어야 하며, 파괴가 아니라 개혁이어야 한다.

요즘처럼 걸핏하면 터지는 폭탄선언이 계속된다면, 그 사회는 정의로워서가 아니라 불안정해서 시끄러운 것이다. 이제는 폭로의 양이 아니라 진실의 무게로 말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