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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광주·전남만 행정 통합, 국회 본회의 통과 다수결인가 힘의 정치인가?

국회 본회의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법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대구·경북, 대전·충남은 여전히 제자리다. 왜 하필 광주·전남만인가. 이 질문을 회피하는 순간, 이번 입법은 균형발전이 아니라 정치적 계산이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입법 절차는 지켜졌을 것이다. 상임위 심사와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 표결을 통과했다면 형식적 합법성은 갖췄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단지 절차의 기술이 아니다. 다수의 숫자가 모든 정당성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국회가 토론의 장이 아니라 의석수의 전시장으로 전락할 때, 다수결은 설득이 아닌 압박이 된다.

 

현재 국회 의석 구조상 더불어민주당은 단독 처리 능력을 갖고 있다. 문제는 그 ‘능력’을 어떻게 사용 하느냐다. 야당의 우려를 충분히 반영했는가. 지역 간 형평성 논란을 해소하려는 정치적 노력이 있었는가. 다른 권역 통합안과 보조를 맞추려는 최소한의 조율이 있었는가. 이런 질문에 명확한 답이 없다면, 이번 처리는 “정상적 입법”이라기보다 “힘의 정치”에 가깝다.

 

광주·전남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이다. 그런 지역의 통합안만 먼저 처리된 현실은 의도와 무관하게 정치적 해석을 낳는다. 다른 지역은 준비가 덜 됐고, 광주·전남은 합의가 빨랐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국가 단위의 구조 개편을 특정 권역부터 속도전으로 처리하는 모습은 국민 통합이 아니라 지역 구도를 강화하는 선택처럼 보일 수 있다.

 

행정 통합은 단순한 행정 조정이 아니다. 재정권, 조직권, 예산 배분 구조를 바꾸는 중대한 권력 재편 이다. 이런 사안을 여야 대치 국면 속에서 단독 표결로 처리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 다수결이 합법이라고 해서 항상 정당한 것은 아니다. 합의 없는 다수결은 결국 다음 정권에서 또 다른 되돌림의 씨앗이 된다.

 

여당은 “절차대로 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이 묻는 것은 절차가 아니라 태도다. 다른 권역과의 형평성, 충분한 숙의, 초당적 공감대 확보 없이 강행된 입법이라면, 그것은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포장된 독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회는 힘을 과시하는 장소가 아니라 신뢰를 쌓는 공간이어야 한다. 행정 통합이 진정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남은 권역에서도 동일한 기준과 속도로 추진하겠다는 분명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통과는 정책이 아니라 정치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