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국민의 삶을 안정시키고 내일을 준비하게 하는 공적 장치다. 그러나 최근의 정치 풍경은 그 본령과 거꾸로 가고 있다. 정쟁은 일상이 되었고, 책임은 실종되었으며, 국정은 표류하고 있다. 권력은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만 할 뿐, 민생 앞에서는 침묵한다. 이 혼란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국민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정치권의 모습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문제 확대”에 가깝다. 사안마다 여야는 합리적 해법보다 정치적 유불리를 먼저 계산한다. 국회는 토론의 장이 아니라 대결의 링이 되었고, 정책은 협의의 산물이 아니라 정파적 선언문이 되었다. 그 사이 서민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자영업자는 버티기조차 힘겨워하며, 청년들은 미래를 설계할 토대를 잃어가고 있다.
정치적 혼란의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이 치른다. 경제 불확실성은 투자와 일자리를 위축시키고, 외교·안보의 신뢰도는 흔들린다. 행정은 결단을 미루고, 정책은 표류한다. 국정이 멈추면 사회의 시계도 멈춘다.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수록, 사회적 갈등은 깊어지고 공동체의 연대는 약해진다.
더 큰 문제는 책임의 실종이다. 혼란이 반복되는데도 사과하는 이는 드물고, 책임지는 이는 더더욱 없다. 실정이 드러나면 변명으로 덮고, 실패가 누적되면 남 탓으로 돌린다. 국민은 선거 때마다 “달라지겠다”는 약속을 듣지만, 정작 달라지는 것은 정치인의 자리와 말뿐이다. 이 악순환이 계속된다면 정치 불신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정치는 쇼가 아니다. 카메라 앞의 강경 발언이 국정을 대신할 수 없고, 지지층 결집이 민생을 살릴 수는 없다. 정치는 결과로 말해야 한다. 물가를 잡고, 일자리를 만들고, 안전을 지키고,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정치의 존재 이유다. 그런데 지금의 혼란은 그 모든 과제를 뒷전으로 밀어두고 있다.
이제 정치권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지금의 대립이 국민에게 어떤 실익을 주는가. 이 혼란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가. 아니면 정파의 체면만 세우고 있는가. 만약 후자라면, 이는 정치가 아니라 무책임이다.
해법은 분명하다.
첫째, 정쟁보다 국정을 우선하라. 둘째,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결과에 대해 설명하라. 셋째, 합의가 필요한 사안에는 양보와 타협을 두려워하지 말라. 민주주의는 승자독식이 아니라 절충의 기술이다. 넷째, 민생과 직결된 과제부터 처리하라. 정치의 성과는 회의장 구호가 아니라 국민의 체감으로 평가된다.
국민은 더 이상 정치의 실험 대상이 아니다. 혼란을 연출하는 정치에 박수를 보낼 이유도 없다. 정치가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 정치는 존재 이유를 상실한 것이다. 이제 정치권이 답해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최근의 정치적 혼란이 국민에게 무슨 도움이 되었는가. 답할 수 없다면, 지금 당장 태도를 바꿔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정치의 최소한 도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