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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도 좀 살자

몇일후면 즐거운 한가위 추석 명절이다. 오랫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훈훈한 온정을 나누는 시즌이다. 이러한 여유로운 모습은 우리 모두의 삶의 근원이자 활력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되어가는지  정치권의 시끄러운 목소리는 하루도 멈추지 않는다.

 

혹자들은 정치가 왜 이 모양인가라며 볼멘 소리가 드 높다. 주권을 가진 나라의 주인인 "국민도 좀 살자"라는 정치권을 향한 외침이 여기저기서 들려 온다.  무소불위 입법 권력과 갖은 특권과 혜택을 누리는 정치권을 향한 소리로 들린다. 머슴이 주인 노릇하는 아이러니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국회가 열리기만하면 법안 논의보다는 여야의 고성이 오가고, 휴회 중에도 정쟁은 거리와 언론을 통해 이어진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 속에서 정작 국민은 배제되어 있다. 국민들의 삶은 뒷전인듯 하니 하는 말일 것으로 보인다. 물가는 오르고, 청년들의 취업 문은 좁아지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빚더미에 올라 있다. 민생의 현실은 숨이 막히도록 무겁지만, 정치권의 관심은 국민의 삶이 아닌 권력의 향배다. 국민의 입에서 절로 흘러나오는 말은 단순하다. “국민도 좀 살자.”

여당은 힘의 우세를 앞세워 각종 법안을 밀어붙이며 독주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다수당이 책임 있게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정책,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입법이 속속 등장하면서 여당의 행보는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마치 정권의 이해관계를 실현하는 장처럼 보인다. 서민과 청년의 삶에 도움이 되는 민생법안은 후순위로 밀려나고, 정치적 상징성을 가진 법안만 빠르게 처리된다. 여당은 ‘민생을 위한다’고 말하지만 국민은 그 속내를 곧장 간파한다. 국민은 표를 던져 권력을 위임했지,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라고 위임한 것이 아니다.

야당의 행태 또한 국민을 실망시키기는 마찬가지다. 여당의 독주를 막는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그 방식은 대안 없는 반대와 정략적 장외투쟁이 대부분이다. 국회 안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더 나은 정책을 제시해야 할 야당이 정쟁의 프레임 속에서 스스로 길을 잃고 있다. 여당의 힘에 맞서기 위해 무조건 발목을 잡는 전략은 국민에게 희망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정쟁을 키우며 국민의 피로감만 가중시킨다. 결국 여야 모두 국민의 삶을 위한 길보다는 정치적 계산에 갇혀 있다.

정치의 본령은 국민이다. 권력은 국민을 위한 수단일 뿐 목적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은 권력을 목적으로 삼은 채 끝없는 다툼을 이어간다. 여당은 독주를 통해 힘을 과시하고, 야당은 반대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러나 국민이 원하는 것은 그들의 힘겨루기가 아니라 삶의 개선이다. 국회가 권력의 전쟁터로 비칠수록, 국민은 정치와 멀어진다. ‘정치 혐오’라는 말은 이제 낯설지 않은 사회적 진단이 되었고, 이는 정치권 전체가 감당해야 할 무거운 책임이다.

“국민도 좀 살자.” 이 단순한 외침은 사실 정치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는 질문이다. 정치가 국민을 외면한다면 정치는 존재할 이유를 잃는다. 국민은 더 이상 추상적 구호와 보여주기식 대립을 원하지 않는다. 생활비 부담을 덜고, 안정된 일자리를 만들며,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원한다. 정치권이 진심으로 국민을 생각한다면 지금의 정쟁은 멈추어야 한다. 법안 하나를 두고도 여야가 끝없는 힘겨루기를 벌이는 동안 국민은 오늘도 삶의 무게에 허덕인다.

여당은 민생을 살피는 데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 수적 우세가 힘이 아니라 무거운 의무임을 자각해야 한다. 야당 역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건설적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이 정치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다시 신뢰를 보낼 수 있다.

정치권은 자주 ‘국민을 위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국민은 말이 아니라 행동을 원한다. “국민도 좀 살자”는 단순한 요구를 외면한다면, 그 대가는 반드시 선거에서 치르게 될 것이다. 국민의 분노와 실망은 언젠가 표심으로 응집되어 정치권을 향한 냉혹한 심판이 된다.

국회는 싸움터가 아니다. 국회는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어야 한다. 여야 모두 이제라도 권력을 내려놓고 국민의 삶 앞에 겸허히 서야 한다. 정치가 민생을 외면하는 한, 국민의 고통은 정치권의 무능을 증명하는 거울이 될 뿐이다. 지금 정치권이 귀 기울여야 할 목소리는 그 어떤 구호나 당리당략이 아니다. 단 하나, 국민의 절박한 외침이다. “국민도 좀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