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회는 이제 완벽한 ‘생존 예능’에 비유할 정도로 전락해 버린 것 같다. 제목을 붙이자면 '국회 서바이벌' 즉, 상대당 몰아내기 시즌 10, 출연진은 매번 같고, 대사는 늘 같다. “네 탓이다!” “아니, 네 탓이다!” 관객인 국민은 이미 웃음도, 박수도 잃었다. 이 쇼는 이제 지겹다.
법안과 예산은 세트장 뒤편에 방치돼 먼지만 쌓이고 있다. 여야는 카메라만 켜지면 드라마틱한 퇴장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기자회견으로 시즌 클라이맥스를 장식한다. 하지만 국민은 더 이상 이 재방송을 보고 싶지 않다. 시청률은 이미 바닥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다. 이것이 헌법이 절대적으로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헌법은 마음에 들면 지키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다. 권력을 가지면 헌법을 지키지 않아도 되고 권력이 없으면 헌법을 지켜야만 하는 모순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누구든지 국가의 근간이 되는 헌법은 필수적으로 지키고 있는 편이다.
지금 정치권은 과연 헌법을 준수하고 있는가? 라고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되 묻는 여론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국민은 이런 프로그램을 더 이상 선호하지 않는다. 채널을 바꿀 권리는 국민에게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줄어들면 이 쇼는 폐지될수도 있고 새로운 출연진으로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 지금처럼 극한 대립만 반복한다면, 여야 모두 다음 시즌의 주인공이 아니라 퇴출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될 것이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은 인내심의 한계에 와 있는 듯 하다. 더는 쇼가 아니라 결과를 원한다. 여야는 지금이라도 각본을 갈아엎고, 협치라는 새로운 시즌을 기획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은 이 예능을 폐지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스스로를 바보라고 한다. 스스로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 다짐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정치권은 그 의미에 대해 새겨 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는이들의 시선이 따갑게 여겨지는 대목이다. 지금 바로 진정성 있는 국민 눈 높이에 맞추는 행동이 필요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준엄한 결과만 기다릴 뿐이다. 이 경고를 흘려듣는 쪽이 결국 무대에서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