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주말이 난데없는 불로 무너졌네요. 불에 타기 쉬운 고무인데, 초기 진화가 제대로 된 건 맞나요?"
17일 오전 화마가 덮친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일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타이어를 만들기 위한 생고무가 놓인 공장 1개 동에서 난 불길이 삽시간에 다른 동으로 옮겨붙으면서 공장 안팎에서는 굴뚝과 같은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일대를 뒤덮은 시커먼 연기로 앞이 잘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 200여명은 허공에 소방수를 쉴 새 없이 살포했다.
5시간째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불길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고, 가까스로 지탱하던 공장 1개 동이 3차례에 걸쳐 무너지면서 굉음이 일대에 울리기도 했다.
광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는 이날 오전 7시 11분께 시작했다.
전자파를 이용해 생고무를 녹이는 공정을 하다가 불꽃이 튀면서 불이 났고, 축구장 1개 면적의 공장이 모두 불에 탔다.
가연성이 높은 고무를 따라 확산 중인 불은 맞닿아 있는 다른 공장 1개 동으로 확산 중인데, 이 불로 공장 직원 1명과 진화 작업 중인 소방대원 2명이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지거나 현장에서 치료받았다.
불을 처음으로 본 공장 직원들이 공장 안에 있는 소화전을 이용해 초기 진화에 나섰지만,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소방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에 타기 쉬운 타이어 공장의 화재는 며칠이 걸려 꺼진다는데, 이참에 부모님 댁이라도 가야 할까 싶다"며 "왜 불이 났는지 제대로 밝혀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불이 좀처럼 꺼지지 않으면서 광주 도심은 한때 솟구치는 검은 연기로 뒤덮였고, 광산구청 직원들은 이 연기 피해를 보는 인근 32개 아파트 주민들에게 마스크 1만개를 나눠주고 있다.【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