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국회의 다수 의석의 힘 과시보다 협치를 원하고 있다

  • 등록 2025.08.25 09: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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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위임받아 국가 운영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국민의 기대와 달리 국회는 종종 다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힘을 과시하고, 소수 정당은 이에 맞서 극단적 대립으로 대응하는 모습이 반복되어 왔다. 다수 의석을 점한 정당이 법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하거나 국정 현안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는 행태는 국민의 피로감을 가중시키고 정치 불신을 깊게 만든다. 국민이 국회를 신뢰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러한 ‘협치 실종’의 정치 문화에 있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 위에서 작동한다. 그러나 다수결은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의사결정 절차일 뿐, 민주주의의 전부가 아니다. 소수 의견을 존중하고 공존을 모색하는 과정이 빠질 때 다수결은 단순한 힘의 논리로 전락한다. 국회가 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기관이라면, 다수의 힘을 자제하고 소수와 함께 협력하는 정치적 성숙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회는 국민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정당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전쟁터로 전락할 뿐이다.

국민은 다수의 힘 과시보다 정책 협력과 합리적 타협을 원한다. 이는 결코 소수의 발목잡기식 정치를 용인하자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책임 있는 다수와 건전한 소수가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서 서로의 역할을 인정하고 조율할 때, 국회는 생산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경제 불안, 외교·안보 위기, 청년 세대의 좌절, 기후와 복지 문제 등 복잡하고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위기 앞에서 여야가 끝없는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협치는 선택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본령이다. 국회의 역사는 협치가 성공했을 때 사회적 통합과 제도 발전이 가능했음을 잘 보여준다. 반대로, 다수의 힘을 앞세워 독주한 정치는 사회 분열을 심화시키고 결국 정권의 조기 붕괴나 제도적 혼란으로 귀결되었다. 역사가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협치를 외면하는 정치는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국회는 지금이라도 협치의 자세를 회복해야 한다. 다수 의석의 권한을 앞세워 밀어붙이는 행태에서 벗어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합의 정치와 상생의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국민은 국회의원들이 누가 더 크게 목소리를 높이는지를 보고 싶은 것이 아니다. 국민은 오직 국회가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고 삶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기를 바란다.

결국, 국회의 존재 이유는 정당의 승리를 과시하는 데 있지 않다.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국회의 본질적 사명이다. 그 길은 힘의 정치가 아니라 협력과 타협, 그리고 책임 정치로만 열릴 수 있다. 이제 국회는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직시해야 한다. 다수 의석의 과시는 국민을 등 돌리게 할 뿐이다. 협치만이 국회가 국민에게 신뢰받는 길이며,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 길이다.

관리자 기자 pub999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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